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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이야기: 우리 집에선 이렇게 안 해~ 2006/11/01 13:40
[김C의 남자이야기] http://nfeel.co.kr/tt/194
2004/02/06 14:46

오랜만에 소개팅에 나간 정양은

말끔하게 생긴 남자를 보고

수십 년 만에 찾아온 횡재에 미소지었다.

다소곳하게 앉아서 고개를 옆으로 15도 각도를 기울이거나

간혹 고개를 까딱거려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는데

남자도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었는지

비싸기로 유명한 훼밀리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

그런데 그 남자, 거기서도 볶음밥을 시켜놓고 젓가락을 들더니,

잘게 잘라 한 면의 길이가 0.5cm 밖에 안 되는

고추와 당근들을 하나 하나씩 골라내서

냅킨 위에 주르륵 전시해놓는 것이 아닌가.

정양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내 복에 무슨.'



하지만 남자의 식성은 대체로 까다롭지 않다.

회식을 하러가서 편식을 하면

당장 "사내자식이 가리긴"하는 주변의 질타가 쏟아지기 때문에

자기가 못 먹는 음식이 있다는 걸,

공식적인 자리에선 밝히지 않는다.

그래서 생선냄새만 맡으면 속이 울렁거리는 남자도

말없이 횟집에 따라가, 회를 제외한 다른 것만 먹는다.

그런데 남자의 식성이 딱 한번 까다로워질 때가 있다.

그건, 어릴 때 어머니나 할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을

고향집이 아닌 곳, 즉 식당이나

아내가 차린 밥상에서 먹게 되었을 때이다.

그 때 그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집에선 이렇게 안 해."



남자의 식성에는 기본적으로 회귀본능이 있다.

그는 밥상에 앉으면 바로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던

고향집으로 돌아가며,

그 때의 향수를 간직하기 위해 밥을 먹으면서도 분석하고 비평한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지방색이 진한 특정 요리들이 살아남는 것이다.

재밌는건 남자들은 동물의 세계에서는 반드시 지켜지고 있는 약육강식에 따른 발빠른 행보를 잘 찾아내서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사회적 지위 앞에서는 말없이 따라야만 하는 그들도 자기가 가장 최고의 자리이거나 자신의 권위를 내세울 수 있는 자리에서는 주저없이 자기 주장을 내뱉게 된다는 것이다.
식당에선 손님이 왕이 되고, 아내 앞에서는 하늘같은 남편이 되는 것 처럼 말이다.

이러한 남자들을 비난하기 보다는 어찌보면 당연하고도 현명한 선택이라고 보는게 옳지 않을까 싶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자기 주장도 내세우지 못하는 바보들 보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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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애플 2006/11/01 15:10 PERMALINK | REPLY | MODIFY/DELETE
근데 자주 먹다보니 익숙해지는거 같든데요? -.-
7828 2006/11/01 16:53 PERMALINK | MODIFY/DELETE
참는거 아닐까여;;;; ㅋ
헤키 2006/11/01 15:15 PERMALINK | REPLY | MODIFY/DELETE
흠.. 그런 남자랑 살면... 무척.. 힘들것 같네요.
신랑은.. 뭐든지 제가 한 것이 맛있다고 칭찬해 주거든요..(현명한것이겠죠? ^^ 물론..맛 없겠지만.)
7828 2006/11/01 16:53 PERMALINK | MODIFY/DELETE
남편 자랑 고만하삼~~ 끄루또이님 멋진건 세상이 다 알고 있으요..ㅎㅎ
매니테일 2006/11/01 15:15 PERMALINK | REPLY | MODIFY/DELETE
그럼 전 이렇게 말할랍니다.
"난 이렇게 해. 먹기 싫음 말아."
7828 2006/11/01 16:54 PERMALINK | MODIFY/DELETE
오옷! 강경하게~
abc 2006/11/01 15:48 PERMALINK | REPLY | MODIFY/DELETE
저희 어머니가 만든 음식은 맛이 없어서 못먹어요. 저는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제가 음식을 만들어먹다보니 제가 만든게 젤 입맛에 맞더라구요. -23세남자 -.-
7828 2006/11/01 16:55 PERMALINK | MODIFY/DELETE
;;;; 안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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