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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7 남자이야기: 기능에 대한 집착 (12)
남자이야기: 기능에 대한 집착 2006/09/27 13:18
[김C의 남자이야기] http://nfeel.co.kr/tt/193
2004/02/04 14:46

여자는 남자친구가 사준 물건을 자랑하고,

남자는 자기가 산 물건도 자랑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자랑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그 물건만큼 좋아한다.



"이 시계는 말야, 3톤 트럭에 깔려도 끄덕 없고

수심 300m 이하까지 내려가도 문제없다는 거야.

최악의 상황에서도 제 시간을 가르쳐준다는 거지.

어때? 굉장하지? "

이렇게 자랑하는 남자가 앞에 있을 땐,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저기요.....3톤 트럭에 깔렸을 때나

수심 300m 이하로 내려갔을 때,

당신은 이미..끝난 상황일텐데요...."

분명 그가 자랑한 손목시계는

작은 단추가 여섯 개 이상은 달려있을 것이고,

시계 안에는 시계바늘이 제각각 돌아가고 있는 둥근 원이

세 개 이상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안에 소형 요트가 들어있는지도 모른다.

그에게 있어,기능에 대한 집착은 주로 이런 것들을 통해 드러난다.

손목 시계, 휴대폰, 카메라, 컴퓨터 그리고 연장통.



여자가 작은 달력을 걸기 위해

나무 문 위에 작은 못 하나만 박아달라고 주문을 했다.

그런데 남자는 몸통 만한 연장통을 들고 나와

거대한 드릴에 수상한 나사를 끼우더니,

온 집안이 흔들릴 정도로 '드르르륵'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어, 이것이 아닌가벼?"하고 바로 다른 나사로 바꿔 끼웠다.
몇 차례 아슬아슬한 순간이 지나가고 나서야

나무문 위에 작은 나사못이 사막에 핀 동백처럼 솟아올랐다.

그러자 남자는 전동 드릴을 손에 들고 마치 람보처럼 외쳤다.

"또 못 박을 데 없어? 다 말해!"

장비의 세계에 쓸모 없는 기능이란 없다.

자랑이라는 중요한 목적이 있으니까.

자랑은 가끔 사람을 겉만 번지르르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돋보이게 하기도 한다.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돋보이게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남다른 재주가 있다. 과유불급이라해야할까.. 그 적당함을 아는 사람. 이게 가장 어렵다.

배려가 묻어나는 자기 자랑은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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