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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1 여자이야기: 내 가장 좋은 남자친구 (8)
여자이야기: 내 가장 좋은 남자친구 2004/07/01 15:21
[김C의 남자이야기] http://nfeel.co.kr/tt/343
그들은 어느 초등학교 교실에서 처음 만났다.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다른지도 구별하지 못할 때 그들은 친구가 되었고,

그 우정은 10년이 넘도록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의 입대를 앞두고 초등학교 동창들의 환송회가 있던 날,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남자는 불쑥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여자는 열흘동안 머리를 싸매고 사랑과 우정의 정의에 대해 고민했다.

결국, 그 어떤 운명적인 ‘짜릿함’ 없이

그저 편하고, 나와 잘 맞는다는 이유로 누굴 만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여자는

입대하는 남자의 손을 잡고,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자. 편지할게. ”라고 말했다.



10년의 세월이 지난 후, 그들은 여전히 친구로 지내고 있다.

직장에서도 자리를 잡았고, 각자 몇 명의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를 갈아치웠다.

여자는 서른을 넘겼고, 문득 생각해보니,

남자를 만나지 않은 지도 어언 2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딱히 결혼이 싫었던 것도 아니었고, 연애를 못할 정도로 바빴던 것도 아니었다.

굳이 이유를 따지자면, 만날 만한 인재를 만나지 못한 것이다.

소개를 받기도 하고,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했지만,

외모는 물론, 취향이나, 성격이나, 뭐 하나 맞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가끔, 그녀의 그 오래된 남자친구를 만나보면,

그 어떤 짜릿함은 없었지만

모든 점에서 그녀와 딱딱 맞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그녀를 거쳐간 몇 명의 남자들도

모두 운명적이었던 건 아니지 않은가?

그녀가 그 친구에게 갖고있는 호감을

지금 다른 누군가에게 느낄 수 있다면,

그녀는 당장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여자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왜 그 때 그 친구를 잡지 않았지? “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을 맡았던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서

스물 여덟살의 그녀는, 너무나 아까운 베스트 프렌드를 다른 여자에게 보내버린다.

그러나 그녀가 비참하지 않았던 것은,

혼자 남은 그녀에게 춤을 청하는

또 다른 멋진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의 인생에는 적어도 두 명의 남자가 필요한데.

한 명은 남편이고, 다른 한 명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남자친구다.

여자들이 그 아까운 남자친구와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이 둘을 모두 갖고싶은 그녀의 욕심에 있을 것이다.

이글은 내가 아는 어떤 여성이 옛 남자친구의 결혼 소식을 듣고 우울해 하는 모습때문에 올리게 된다.

욕심을 버려! 곧 더 좋은 남편감이 찾을 테니깐 .. 물론 내일이면 우울함은 바쁜 일상에 묻히겠지만, 그래도 한편에 자리잡고 있을 그 슬픈 애증은 쉽게 떨쳐내기 힘들거 같군..

'또 다른 멋진 친구'를 기다리는 상상을 하면 좀 더 즐겁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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