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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4 [save] 일상성의 미학 - 日常속에서 非日常을 발견하다
2006/02/16 블로그를 멀리하게 된 이유... (8)
2004/12/27 일상다반사.. (16)
[save] 일상성의 미학 - 日常속에서 非日常을 발견하다 2007/09/14 18:02
[밝은/내일] http://nfeel.co.kr/tt/725
사실 엄밀히 말하면 사진은 근본적으로 일상적이지 않다. 사진은 일상적으로 많이 찍히지만 한 장 한 장의 사진이 찍히는 그 순간은 매우 특수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손을 담글 수 없다는 그리스 철학자의 말대로, 같은 순간을 두 번 사진 찍을 순 없다. 좀 깊이 있게 생각하며 사진을 찍어보면 한 장의 사진이 찍힌다는 건 우연과 필연이 대단한 인연 속에서 교차해 일어나는, 아주 특수한 하나의 사건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사진을 ‘인연의 예술’이라고 부른다. 이건 나의 실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나는 내 저서 ‘이미지비평’에 들어갈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이 돌아다녔는데, 처음에 찍은 사진의 상태가 좋지 않아 더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같은 자리에 같은 시간대에 가서 또 찍은 적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같은 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방안에 있다가 문을 활짝 열고 쨍하고 신선한 공기를 맡은 듯한 최초의 발견의 순간은 결코 다시 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사진 찍는다는 경험은 일상을 초월해 있는 것이다.

단지, 사진의 상투화된 면이 ‘사진의 일상’을 만들어낼 뿐이다. 예컨대 결혼식이나 졸업식 같은 이벤트에서 의례히 찍게 되는 사진들. 사진의 일상이란 사진을 찍을 때 지키는 코드들, 즉 결혼사진은 우아하게, 돐사진은 귀엽게, 애인사진은 섹시하게 만들어주는 규칙들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일상의 규칙이 깨지면 당혹스러워 하듯, 사진의 일상의 코드가 깨지면 당혹스러워 한다.

우리가 일상이라고 했을 땐 항상 벌어지는 것, 인식의 범위 안에 있는 것, 반복되는 것을 말하게 되는데, 사실 이는 사진 개념과 동떨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롤랑 바르트는 ‘카메라 루시다’에서 풍크툼이란 개념을 설명하는데, 이를 요약하면 사진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표상할 수 없는 난해하고 막막한 지점을 가리키는 것이다. 풍크툼은 모든 사진에 있다. 그것은 미처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작은 디테일 속에 숨어 있다. 주민등록증 사진 같이 뻔한 사진에도 풍크툼은 있다. 자신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면 나중에는 자기 얼굴로 보이지 않고 다른 어떤 추상적인 사물로 보이는데, 이게 바로 풍크툼의 순간이다.

풍크툼은 어떤 뻔한 사물도 기이하고 낯설게 보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진을 통한 ‘일상의 재발견’은 사실은 재발견이 아니라 최초의 발견이다. 그건 사진의 마술과 관련된다. 요즘의 탈근대화 된 예술에서 아도르노가 수수께끼 성격이라고 부른 마술적 가치는 사라진지 오래지만, 사진은 여전히 그걸 보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 마술이 사라진 후에도 계속 보존할 것이다. 만 레이의 사진을 보면 시시한 사과 하나도 수수께끼 같은 사물로 둔갑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일상의 발견이긴 하되 영 낯설고 기이한 발견인 것이다. 카메라 렌즈는 여전히 사람들을 속이고 홀리고 있으며, 일상성의 코드, 우연과 재발견에서 오는 풍크툼으로 당혹하게 하고 있다. 수도 없이 많은 사진들이 찍혀서 이제는 더 이상 찍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시대에도 여전히 독특한 사진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사진의 발견능력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

독일의 사진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가 쇼핑몰이나 축구장 등의 일상의 현장을 대형카메라로 구석구석 초점을 맞춰 치밀하게 찍었을 때, 사람들은 카메라의, 그리고 그 작가의 능력에 입을 벌리며 경탄해 마지않았다. 그가 찍은 사진에는 쇼핑센터에 진열된 밤하늘의 별과 같이 많은 상품의 모든 디테일, 색깔들이 지겨울 정도로 박혀 있으며, 그가 찍은 축구장의 선수들 유니폼 색깔은 잔디의 푸른색과 아찔한 시각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오늘날 구르스키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순식간에 너무 많은 추종자를 만들어 버려 신선함이 사라진 작가라는 사실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는 우리가 뻔히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또 우리를 놀라게 할 깜짝쇼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덕분에 지루하고 맥없는 우리들의 일상은 카메라에 빼앗겨 짜릿하고 아찔한 남의 일상이 돼버리지만, 손안에 있는 황금병아리보다는 들에 뛰어노는 남의 병아리가 더 보기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구르스키에게 빼앗긴 일상은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이영준 / 계원예술조형대 이미지 비평

[TAG] arrow 비일상, 사진, 일상, 푼크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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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멀리하게 된 이유... 2006/02/16 00:05
[흐린/어제] http://nfeel.co.kr/tt/651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게된 시점은 2004년 5월 5일이다.

웹서핑을 하던 중에 안상수 선생님의 블로그에서 One Eye라는 특색있는 사진과 글을 접하면서다.

블로그란 이런거구나... 싶은 것이 뇌리를 강타하는 것 같았다.
내가 느낀 것은 기존 개인 홈페이지서는 보기 힘들었던 '다르다' 와 '다를 수 있다' 라는 것이다.

단지 Web + Log 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네티즌들 개개인이 생각하는 좀 더 지각있고 미디어로서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단지 기성 언론에서 조각 조각 편집되어 나오는 글만을 진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던 시대가 이제는 개개인의 사상과 관점들을 설파하고 그걸 기초로 하여 기성언론의 잘못되고 그릇되며 편협한 사고를 바로잡아 대항할 수 있는 시초로서의 구실을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 딴에는 사사로운 일상들을 그려 나가는 도구로서의 가치로서도 충분히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블로그가 가진 질적인 장점으로서의 다른 한면이라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내 판단이 짐짓 이른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블로그 개개인의 주체에 있지 않으며 여전히 만연하고 있는 주류 언론의 사탕발림에만 치우쳐 있고, 혹여라도 의식있는 주체로서의 행동은 섯부른 행동과 관계주의에 만연된 인식으로 인해서 스스로를 겁쟁이로 만들기 급급하다는 것이다.

간만에 들여다본 메타사이트에서는 오로지 관심사는 브라우저 속 돌아가는 어플리케이션이고 자신들의 모임과 열띤 홍보에만 주구장창 늘어놓기 바쁜 것 같다.

어찌보면 이런 복잡 다변화되는 세상에서 다수의 블로그가 생겨나고 과거의 풍류에만 집착하다보니 현실에 발맞추어 나가지 못하는 나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

허나, 이건 아니다 싶은데.. 무엇부터 해야하는 것인지.. 지금은 잠수쟁이들이 되어버린 듯한 세상을 대변하고자 했던 그들을 다시 일깨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한다.

내가 무슨 말을 하건 세상과 현재의 상황은 0.0000000000000000001% 만큼도 변하지 않은 채로 돌아가겠지만 가슴 한켠에 그 때를 회상하며 추억해 보는게 조금은 서글프기 그지 없다.

잃은만큼 얻은 것도 많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일게다.

[TAG] arrow 개인, 미디어, 블로그, 일상,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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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04/12/27 10:02
[흐린/어제] http://nfeel.co.kr/tt/577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에 안좋아진 몸이 아직도 몸살기가 남아 있습니다.
결국 크리스마스 연휴를 완전 망쳐 버리게 되버렸고..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 연휴내내 활기차지 못한 움직임으로 와이프의 짜증 게이즈는 풀로 차버렸고 결국 크리스마스 당일 밤 저는 일찌감치 쓰러져 누웠고 이것 저것 실망한 아내는 그 독하다는 '보드카'를 거의 한병을 통째로 자작을 해버리는 사태가 발생..

이른 새벽 잠이 깬 저로서는 한바탕 설전을 거쳐 겨우 겨우 아내를 재우고 밤새 뒤치닥 거리하며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얼마전 사준 마법수프 다이어리 일기장에는 장장 7페이지에 걸쳐 와이프가 쏟아놓은 불만들을 보며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일기장에는 이 내용을 강제로라도 남편이 읽게 되면 욕을 마구 마구 해주겠다고 적혀 있었습니다만.. 봐야만 했습니다...--;)

다음날 저는 아픈몸을 이끌고 아내가 하는 집안일을 대부분을 소화해 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다행히도 아내는 그런 제 노력이 가상했던지 조금은 누그러진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연휴의 마지막 날을 그럭저럭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

밤새 곁에서 간호하며 아내를 지키던중 우리 큰 딸애의 한마디가 제게 참 많은걸 깨닫게 했습니다.
잠결에 무의식적으로 뱉은 말이긴 하지만.. 너무 너무 가슴을 아프게 하더군요..
'아빠 컴퓨터 방에 가...'
이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띵하면서 '그래 내가 평소에 얼마나 아이들과 아내에게 등안시 했었는지..'
한동안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자고있는 아이들에게 '그래 아빠가 미안하다..미안해..'를 수없이 되뇌이면서.. '앞으로 정말 잘 살아야 겠구나.. 노력 많이 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제가 불러주는 '엄마가 섬그늘에..' 자장가를 들으면서 새록새록 잠이 들었고..
차가운 방바닥에 몸을 누이고 지켜보던 저는 결국 몸살기운이 더 심해지긴 했지만.. 많은걸 깨닫게 되었던 하루밤이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걱정입니다.

'회사 생활과 아빠로서의 책임감.. 아내에게 줄 수 있는 사랑' 이 모든걸 다 잘해낼 수 있을지...

[TAG] arrow 다반사, 아내, 아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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